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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권상 박종혁씨 “장애인 시혜적 복지정책 관점 바꿔야”
 | 2011-12-05 조회 : 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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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급 시각장애인인 박종혁 박사(35·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 연구직 과장·사진)는 ‘장애인 건강권 지킴이’로 불린다. 태어나면서부터 망막색소변성증을 앓아온 그는 언제 실명될지 모른다. 주변 시야를 상실하고도 중심 시력만으로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 그가 지난 3일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한국장애인인권상위원회가 수여하는 2011한국장애인인권상 인권실천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 ‘건강증진종합계획 2020’ 목표에 장애인의 건강증진 분과를 신설하고 장애인의 건강권 확보 추진 전략을 제안해 장애인 건강권을 정부차원에서 보장하는데 공헌한 점이 인정됐다.

예방의학과 전문의이기도 한 박 박사는 “우리나라의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의 건강증진이나 질병예방에 대해선 관심이 없고 시혜적 복지의 관점에서 재활치료를 위한 재정적 지원 측면에만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의 정신 건강,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없고, 이에 관한 기초적인 통계조차 없어 대책을 세우고 싶어도 세울 수 없는 지경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안타까움을 SCI 등재 전문학술지와 비SCI 학술지에 수십건의 논문을 써 지적해 왔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간하는 ‘장애인권리협약해설집’의 연구원으로 참여해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보건의료 기회 균등, 생존권으로의 사회권 등을 해석하는데 자문역할을 했다. 장애인 보험가입 차별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했다. 그 결과 국가건강증진종합계획에 장애인의 건강증진 분과가 신설되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 장애인은 대략 5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박 박사는 “장애인들은 장애 부위가 불편할 뿐 다른 부분은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건강하다”며 “정부는 장애인들이 건강하게 사회일원으로 살 수 있도록 종합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눈 때문에 공부를 할 때나 시험을 볼 때 남들보다 두배 이상 시간이 필요했다. ‘남들과 다른 눈을 치료해보자’는 생각으로 충북대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하지만 그의 시각장애는 희귀질환으로 치료방법이 없었다.

“절망하기엔 나는 너무 젊었습니다.” 그는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 의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주변 시야가 상실돼 보고자 하는 물체의 단면이나 글자의 경우 한자씩만 볼 수 있는 그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해 2009년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여전히 글만 읽고나도 두통이 밀려오는 시각장애인이다. 하지만 그를 정말 아프게 하는 것은 건강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장애인들의 현실이다.

“남들이 보는 것을 보지 못하는 눈을 지녀서인지 항상 세상이 다르게 보입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아름다운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 제 작은 바람입니다. 제가 하는 이 연구들이 장애인의 건강권 보장에 밑거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글 김윤숙·사진 김창길 기자 ys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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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화진흥원, 장애인인권상ㆍ나눔봉사상 잇단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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